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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완전한 행복 - 정유정, 윌라오디오북

by jjvoka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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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 - 정유정 지음, 윌라오디오북

작가 정유정은 1966년 8월 15일, 전라남도 함평군 출생으로 기독간호대학교를 졸업했다.

2007년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세계일보에서 주최하는 세계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다.

당시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간호대 졸업 간호사 출신의 등단은 이례적인 사례로 문학계가 술렁였을 거라 짐작된다. 그러나 2013년 출간된 바이러스 팬데믹을 소재로 한 '28'에서의 전문 간호사의 맹활약은 작가의 전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지금은 문학 전공과 무관하게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생겨날 만큼 시대가 변했음을 느낄 수 있다.

이후 '문학상 수상'을 노린 작품이 아닌 자신의 성향을 표현한 3대 악 시리즈로 불리는 <7년의 밤, 2011>, <28, 2013>, <종의 기원, 2016>을 발표하며 연달아 베스트셀러 자리에 오르며 대중적 인지도와 문학적 또한 상당한 평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2019년 <진이, 지니>를 발표하며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인간의 악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21년 <완전한 행복>은 한 인간이 타인의 행복에 어떻게 관여하고 삶을 어떤 식으로 파괴할 수 있는지를 낱낱이 보여주는 사이코패스이자 나르시시스트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개인적으로 이 책으로 하여금 작가의 여러 작품을 접하게 되고 작가의 세계에 빠지게 된다.

작가는 나르시시스트로부터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안고 관계에서 벗어나며 한 번은 다루고 싶은 문제적 인물이었으며,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서 소설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아울러 '이 소설은 내게 언젠가는, 어떻게든 써야 할 빚이었다.'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유나는 이혼한 전남편으로부터 태어난 어린 딸 지유를 양육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그녀에 대한 복종된 삶을 살고 있음을 짐작하게 만드는 이야기로 책은 시작된다.

학교 교사이자 아들을 두고 있는 이혼남인 '차은호'는 모스크바 여행에서 우연히 혼자 여행 온 유나를 만나게 되며 열애에 빠지고 결국 은호의 구애에 두 사람은 재혼하지만 행복한 가정이 되리라 생각했던 은호의 생각과는 다르게 극단 적이고 파괴적인 성격의 유나를 보게 되며 그의 삶과 가정은 점차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유나는 전 남편 준영과의 소송에서 양육권을 넘어 친권 박탁 소송을 이기며 이혼으로 인한 채무이행, 위자료, 양육비, 양육권 등 모든 걸 얻는다. 하지만 준영은 모든 걸 내준 대가로 한 달에 한 번 딸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면접교섭권을 가까스로 얻게 된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이를 지키지 않는 유나는 벌금형 이후 실형 직면까지 찾아온다.

책은 평탄치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한 여성의 올바르지 못한 행복의 집착이 두 가정을 파탄의 지경에 빠트리게 만드는 악행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 마치 영화 '미저리'를 보는 듯한 긴장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아울러 그녀가 저질러 온 과거 행적을 여러 캐릭터가 인지하며 퍼즐을 맞추는듯한 추리식 전개는 조바심마저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데? 한번 구체적으로 얘기해봐"

불시에 일격을 당한 기분이었다. 그처럼 근본적인 질문을 통해 해올 줄은 몰랐다. 사실을 말하자면 행복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한 적이 없었다. 고민한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니까. 그는 머뭇대다 대답했다.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

"아니,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는 거."


책에는 어린 지유의 자아에 두 가지 생쥐가 등장한다. 그중 못된 길로 인도할 것만 같은 '요망한 생쥐'의 꼬임은 자칫 지유를 악의 구렁텅이에 빠트릴 것 같지만 결국 나르시시스트로 부터 벗어 날수 있는 올바른 생각과 판단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것 같았다.

신유나의 사이코패스적인 행각은 세간을 떠들 석하 게 했던 실제 사건이 떠오를 만큼 오싹하게 만들고 그 어떤 작품보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을 선보인다. 초반 이해할 수 없는 모녀의 행동에서 약간은 궁금증이 몰려오지만 이내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긴장감은 단 하루 만에도 책을 덮게 만드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재미를 넘어 만약 누군가로부터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면 일단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요망한 생쥐와 같은 자아 발견을 위해.

<완전한 행복, 인물 관계도>


책 속의 문장들

p53.

문박엔 이른 겨울이 찾아와 있었다. 무쇳빛 하늘이 낮게 드리워지고, 대기는 습하면서 찼다. 난폭한 바람은 화단 나무들을 들이 받으며 도로위를 폭주하는 중이었다. 그의 기분만큼이나 흉흉한 날씨였다. 어제만 해도 햇살이 초가을인 양 다정하더니.

p123.

그는 깊고 푸른 물속을 떠돌고 있었다. 암류에 붙들려 가랑잎처럼 떠내려가기도 하고, 어두운 심연으로 내리꽂히듯 끌려가기도 했다. 심연의 바닥에 닿으면, 널뛰기를 하듯 얼어붙은 수면을 향해 솟구쳤다. 어둡고, 춥고, 숨이 막혔다. 미치도록 무서웠다.

p175.

그는 그녀를 여자가 아닌 다른 존재로 봤다. 가장 가까운 단어를 찾자면 '야채' 정도나 될까. 달콤하진 않지만 가까이에 있고, 반하지는 않았으나 안전하며, 즐거움보단 이로움을 주는 존재. 야밤에도 꺼리낌 없이 찾아갈 수 있고, 태연하게 재워달라 말할 수 있으며, 편안하게 자고 가도록 배려해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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