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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 비밀의 화원

by jjvoka 2022.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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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및 작품 활동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 (Frances Hodgson Burnett) 은 영국 맨체스터에서 태어났다. 철물점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사망한 뒤 생활이 점점 어려워지자 그가 열여섯 살이 되던 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 버넷은 생계를 위해 글을 써서 잡지에 기고를 하기 시작한다. 스무 살 때에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가족을 책임지기 위해 가리지 않고 글을 기고하게 된다. 

 

성인을 위한 소설로 인정을 받은 버넷은 두 아들을 위한 『소공자』를 발표하며 동화 작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비밀의 화원』은 작가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이 1909년에 발표한 소설이며, 『소공자』 (1886), 소공녀 세라 (1888)와 더불어 아동 문학의 고전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이다.

 

작품 배경

작가는 1898년부터 십여 년 동안 영국 켄트 카운티에 위치한 그레이트 메이섬 홀이라는 저택에 살았었고, 이 저택에 아주 오랫동안 방치됐던 낡고 벽이 높은 정원이 있었다. 버넷은 이 정원을 되살리며 이곳에서 『비밀의 화원』을 집필했다. 그곳에 자주 나타나던 울새와도 손으로 먹이를 줄 만큼 친한 사이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1877년에 발표한 『로리 가의 아가씨로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고, 소공자와 소공녀 세라 등 작가로서 명성을 쌓게 해 준 아동 소설을 비롯하여 40여 편의 소설을 발표했지만, 비밀의 화원은 그중에서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비밀의 화원은 출판된 이후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다고 한다.

 

줄거리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인도인 보모와 하인들 손에 자라 심술궂고 고집불통인 성격으로 자라난 메리 레녹스는 콜레라로 하루아침에 부모를 잃고 인도를 떠나 영국의 고모부가 사는 저택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곳에선 옷 입는 것조차 혼자 해야 했고 인도의 하인들과 다른 점을 보게 된다. 점차 적응해가는 메리는 마사와 마사의 동생 디콘을 만나 인간관계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 디콘과 십 년 전 버려진 화원을 몰래 가꾸며, 메리는 자연 속에서 병약했던 몸을 회복하고 건강한 마음도 되찾는다.

 

그러던 중 고무부의 아들인 콜린을 만나게 되는데, 홀로 방치되어 어린 폭군처럼 굴며 저택의 모든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메리는 방에 처박혀 있던 그를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콜린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고 디콘과 함께 화원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못된 성격의 메리는 이곳에 오며 타인이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마음과 노력을 고마워할 줄도 알게 된다. 자연과 소통하며 내면의 폐허를 치유한 메리는 화원을 되살리고,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것이나 다름없이 세상과 단절되어 살던 콜린을 성장시킨다.

 

병약하고 폭군 이었던 콜린은 비밀의 화원을 가꾸며 건강한 모습으로 변화한다. 그러던 어느 날 먼 곳에서 돌아온 아버지와 재회하며 달라진 그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 비밀의 화원

비밀의 화원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상당히 다채롭다. 비밀의 화원이라는 공간이 주는 이미지는 신비감과 아름다움에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람과 교감하며 중요한 순간 중요한 열쇠가 되어주는 울새 이야기도 책의 재미 요소이다.

 

하지만 메리가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초중반의 이야기와는 달리 결말에서 콜린과 아버지의 이야기에 가려져 메리의 존재가 감춰지는 게 아쉽게 남는다. 

 

이 소설의 초점은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이 아닌, 주인공인 세 아이가 기성세대의 교육이나 의해서가 아닌, 그들만의 소통과 스스로 깨달은 자기 긍정을 통해 변화와 성장이다.

 

메리의 성장은 메리 개인의 혼자 만으로 끝나지 않고, 콜린을 치유하고 고모부의 마음도 열게 한다.

 

방치되고 희망이 없던 화원만큼, 시들어 있던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생명력을 불어넣어 공간 전체를 변화시키는 치유의 선순환은 비밀의 화원이 말하는 진정한 가치일지도 모른다.

 

책 속의 인상 깊은 문장

만일 콜린이 남모를 공포를 털어놓을 상대가 있었다면, 용기 내어 물어볼 수라도 있었다면, 콜린에게 또래 친구가 있었다면, 문을 꼭꼭 걸어 잠근 이 거대한 저택에서 자신을 알지도 못하면서 진절머리 내는 사람들의 두려움이 무겁게 가라앉은 공기를 마시며 누워 있지 않았다면, 콜린도 자신을 괴롭히는 병과 두려움이 대부분 스스로 만들어낸 것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P.136 '비밀의 화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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