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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용의자 X의 헌신, 히가시노 게이고 : 헌신에 대한 단상

by jjvoka 2023.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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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배경

1985년 『방과 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한 히가시노 게이고는 1999년 『비밀」로 제52회 일본 추리 작가 협회 작가 협회상 장편부문을 수상하고, 2006년 드디어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제6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소설 부문과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류승범 배우가 출연한 '용의자 X'라는 제목으로도 영화화되어 개봉되기도 했다.


요약 줄거리

2022년 한 해 116권의 책을 읽으며 그중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비중이 10%에 다다르고 있어 꽤나 비중 있음이 느껴진다. 그렇게 12번째로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용의자 X의 헌신」을 읽게 되었다.

도시락 판매점에서 일하고 있는 '하나오 야스코'는 중학생 딸이 한 명 있었다. 어느 날 이혼한 전 남편이 찾아오며 그녀를 협박하게 되고 방과 후 집에 온 딸까지 위험에 빠지게 되자 결국 두 모녀는 그를 살해하게 된다.
살인을 저지른 후 어쩔 줄 모르던 두 모녀에게 의외의 전화가 걸려온다. 옆집 남자인 '이사가미 데쓰야'라는 고등학교 선생이고, 평상시 그녀가 일할 때면 항상 도시락 가게에 들러 도시락을 사며 인사를 주고받던 남자였다.

그는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기라도 한 것처럼 살인사건을 인지하고 있었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서 자신이 알려준 방법대로 할 것을 제안한다.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스코는 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의 제안을 따르기로 한다.

고등학교 수학선생으로 근무하지만 수학천재에 가까웠던 이사가미는 경찰의 수사를 혼란스럽게 할만한 사건으로 꾸미고 모녀의 알리바이 또한 철저하게 계획하여 알려주게 된다. 수사의 혼선에 빠진 경찰은 모녀를 용의자 선상에도 올리지만 이렇다 할 물증을 찾지 못하던 찰나, 이사가미의 대학 동료 '유가와 마나부'의 등장으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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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에 대한 단상

이시가미 선생이 모녀에게 보인 헌신은 초반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과연 무엇을 위해 두 모녀의 범행을 그가 모두 떠안은 행동은 그들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부 그 사유가 밝혀지며 애처로움 속 내 삶마저 돌아보게 만든다.

책은 수학 천재 이시가미 선생의 놀라우리만큼 치밀한 범죄 은폐의 과정이 상당히 긴장감 넘치고 몰입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유가와 마누부'라는 물리학 교수의 등장으로 풀수 없을 것만 같았던 수수께끼가 하나 씩 밝혀 지며 탄성을 자아내게 만든다. 여기서 유가와 교수는 갈릴레오 선생이라 불릴 만큼 수사 1과에 도움을 주고 있었고, 그의 뛰어난 추리력과 사건 해결력이 이시가미 선생의 천재성을 뛰어 넘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극 후반 이시가미의 반전의 한 수 또한 상상할 수 없었던 충격으로 다가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의 특징 중에 여러 시리즈물이 존재 하고 그 중 '갈릴레오 탐정' 시리즈의 한편인 본 작품은 갈릴레오 시리즈의 세 번째 책에 해당된다.

야스코라는 전 호스티스 출신의 여자는 이시가미의 헌신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의 전 가게 손님이었던 '구도 구니아키'에게 이성으로서의 감정을 느끼게 되며, 전 남편의 굴레에 갇혀 빠져 나오려 몸부림 치던 기억을 이시가미에게도 느끼는 일말의 행동은 상당히 안타깝게 느껴진다.

단순한 연예 감정이 아닌 진실한 애정에서 비롯된 감정이 자신을 버리면서까지 헌신한 한 남자의 애달픈 이야기는 극 후반 야스코의 참회와 함께 감정의 골을 건드리며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야기 흐름 상 모든 죄를 뒤집어쓴 이시가미의 단독 범행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었지만, 죄를 뉘우치고 그 대가를 치르는 과정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깊은 철학이 느껴진다.

새해 첫 책으로 내 삶의 헌신이란 단어를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만들었고, 재미와 감동은 물론 오래도록 여운이 남겨질 작품이기에 난 이 책을 추천한다.


책 속의 인상 깊은 문장

물론 진실을 숨긴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진실을 숨기고 행복을 거머쥔다 한들 진정한 행복감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 평생 자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은 물론 마음의 평안을 누리는 일조차 없을 것이다.
'용의자 X의 헌신' 중에서, P730
그녀들과 어떻게 되고자 하는 욕망은 전혀 없었다. 자신이 그들에게 손을 뻗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그는 깨달았다, 수학도 똑같다는 것을. 숭고한 것에는 관여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명성을 얻으려 하는 것은 그 존엄성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다. 모녀를 돕는 것은 이시가미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그녀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다. 이건 그녀들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갚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용의자 X의 헌신' 중에서, P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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