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승을 모시며 외국어 공부를 한 건 영어와 일본어였다. 쉽게 말해 학원을 다닌 경험을 말한다.
영어는 중학교 때 처음으로 "I am a boy."를 시작으로 그 포문을 열었고, 일본어는 나이 서른 즘에 회사 인근 학원에 등록하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석하며 기초반부터 고급반까지 언 일 년은 다녔었다.
역시 언어라는 게 안 쓰면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모조리 쓸고 지나가 버린다.
그렇게 2017년 말 경 늘 생각만 하고 있던 새로운 언어 공부를 시작하는데 바로 중국어였다. 중국어는 오래 걸리더라도 독학으로 익혀보자 다짐한다.
난 무언가 새로운 걸 시도하고 도전함으로 그 자체에 빠져 자기만족으로 끝나지 않았다. 무언가 배우고 실행하며 성향 또한 진취적으로 변하니 모든 일에 대해 열정을 쏟아 낼 수 있었다. 내 장점 중에 하나라는 게 느껴지곤 한다.
그렇게 중국어 학습 2년 차에 다다를 무렵, 늘 써오던 한자를 좀 더 재미있고 익히고 머릿속에 각인시켜보고자 붓 펜으로 써보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서예 도구가 집 안 한 구석에 자리 잡게 된다.
그렇게 수천 장은 써댄 것 같다. 내다 버린 종이만 몇 박스는 되는 것 같았으니.
일단, 중국어 학습에 대한 목표라도 뚜렷해 할 것 같아 HSK 4급 취득을 목표로 설정하고 결국 2019년 12월 첫 시험이자 마지막 시험인 HSK 4급을 취득한다.
그런데, 얼마 안 되어 내 중국어 학습을 회사 대표가 알게 되고 안타깝게도 당장 업무에도 쓸모없는 중국어 학습에 대한 비판과 내 앞날에 대한 조언이 이어지며 선택의 여지도 없이 새 업무를 인수인계받게되고 결국 중국어 학습은 또다시 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다.
하지만 후회 없었다. 그만큼의 깨달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우리는 과거 생각에 대한 결과이다.
마음은 모든 것이다.
우리는 생각대로 그런 사람이 된다.
'법구경' 중에서
2023년도 새해 목표 중 하나로 필사를 계획했다.
새해 초부터 틈틈이 필사를 하며 불쑥 몇 년 전 붓글씨 생각이 떠올랐다. 그리고, 다시금 붓 펜과 만년필들을 꺼내 들고 쓰기 시작했고 결국 창고 깊숙이 모셔 두었던 연장들을 꺼내든다.
모처럼 붓을 잡으니 그때의 감정은 떠오르지만 그 감각은 무뎌져서 어디서 잡고 어디서 놓아야 하는 감이 잘 서지 않는다. 심지어 중국어 공부를 하며 간체만 공부하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 한자들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전에는 몰랐었다. 그냥 단어를 익히고 문장을 외우며 한자의 획순을 익히는 목적이 컸었다. 그런데 지금 와 생각해 보면 엄청난 집중력을 쏟아야 했고 그로 인해 그 시간만큼은 잡다한 생각을 떠올릴 겨를이 없었다.
얼마 전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읽으며 마치 내 마음과도 같은 책이란 게 느껴지며 한 일주일 태국 사원에라도 들어가 명상이라도 지도 받고 나온 경험을 하고 온 것 같다.
책에 대한 내 생각의 리뷰는 블로그에 남겨 놓았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난 이 책의 좋은 글귀를 쓰기 시작했고 이후 불교 명언을 찾아보며 내가 고민하고 번뇌하던 것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찾은 문장들을 붓을 들고 쓰며 그 의미가 마음 속에 와 닿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때 무수히 만들어내던 내 안의 번뇌는 잠시 잊은 채 마치 명상 수련을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아직은 서툴지만 올 연말이 되었을 때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렇게 오늘도 나만의 명상으로 마음의 평안을 찾아본다.
#필사 #서예 #캘리그라피 #명상 #나만의명상수련법
#새벽필사 #글쓰기 #중국어 #내가틀릴수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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